Page 345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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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각들은 다만 무명이 없어지는 것만을 보고 무명이 생기는 것
은 보지 못하여 생각마다 적멸을 증득한다.그러나 부처님께서는
모든 중생들이 종일 생겨나나 그 남이 없음을 보시고,또 그것이
종일 없어지지만 그 없어짐이 없는 것임을 보아서,남도 없고 없
어짐도 없음이 곧 대승의 최고 과(果)이니라.그러므로 말하기를
‘과(果)가 가득 차면 깨달음이 원만하고,꽃이 피면 세계가 일어
나서,한 발짝 드니 그대로가 부처요,한 발짝 내리니 그대로가
중생이도다’고 하는 것이니라.
모든 부처님을 양족존(兩足尊)이라 부르는 것은 이(理)의 측면
에도 구족하시고,사(事)의 측면에도 구족하시며,나아가 중생에
도 구족하시고 나고 죽음에도 구족하시며,모든 것에 다 구족하
시니 구족하시므로 구할 것이 없느니라.그대들이 지금 생각생각
에 부처는 배우려 하면서 중생을 싫어하니,만약 중생을 싫어하
면 이것이야말로 저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비방하는 것이니
라.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똥 치는 그릇을 들고
희론의 똥을 제거하신 것이다.이렇게 하시는 것은 다만 너희들
에게 예로부터 알음알이로 배워서 알려는 마음과 도를 보려는
마음을 없애려고 그러신 것이다.그리하여 이런 마음들을 모두
없애 버리고 나면 희론에 떨어지지 않은 것이며,또한 똥을 내다
버린다고 하느니라.이는 다만 너희로 하여금 마음을 내지 않게
하시는 것이다.또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저절로 큰 지혜가 완
성된다는 것은,부처니 중생이니 하는 분별을 결코 내지 않아서
일체를 모두 분별치 않아야만 비로소 우리 조계의 문하에 들어
오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예로부터 성인들께서 말씀하시기를,‘나의 법을 조금
은 행하였다’고 하신 것이다.때문에 행함 없음[無行]이 나의 법
제3권 전심법요 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