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4 - 선림고경총서 - 01 - 선림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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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구경에 무명을 얻으십니까?”
                “ 무명이란 바로 모든 부처님들께서 도를 얻으신 자리이니라.
              그러므로 연기법이 바로 도량이다.따라서 눈에 보이는 한 티끌
              한 빛깔이 그대로가 가이없는 진리의 성품이니라.발을 들었다
              놓는 것이 모두 도량을 여의지 않나니,도량이란 얻은 바가 없는
              것이니라.내 너에게 말하노니,다만 이 얻은 바 없는 자리를 도
              량에 앉아 있음이라고 하느니라.”
                “ 무명이란 밝음입니까,어두움입니까?”

                “ 밝음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두움도 아니다.밝음과 어두움이란
              서로 바뀌어서 갈아드는 법이니라.그렇다고 무명은 밝지도 어둡
              지도 않은 것이다.밝지 않음이 곧 본래의 밝음이어서,밝지도
              않고 어둡지도 않느니라.이 한마디 말이 온 천하 사람의 눈을
              어지럽게 하는 것이니,그러므로 말씀하시기를,‘비록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가 사리불과 같아서,모두 함께 헤아려 사량할지라
              도 부처님의 지혜는 측량할 수 없도다’라고 했다.부처님의 걸림
              없는 지혜는 허공을 벗어나 너희들의 언어 문자로는 따져 볼 수
              가 없다.석가모니 부처님의 한량과 같은 삼천대천 세계에 갑자

              기 어떤 보살이 출현하여,한번 걸터앉으매 모든 삼천대천 세계
              를 걸터앉아 버린다 해도,보현보살의 한 털구멍을 벗어나지 못
              한다.그런데 네가 지금 무슨 본래의 이치를 가지고서 그것을 배
              우려고 하겠느냐?”
                “ 말씀대로 배워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면,무엇 때문에 ‘둘이
              없는 본원의 성품으로 돌아가지만,방편에는 여러 문들이 있다’
              고 말씀하십니까?”
                “ 둘이 없는 본원의 성품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바로 무명의 참
              성품이니,이것은 바로 모든 부처님의 성품이니라.또 방편에 여
              러 문이 있다는 뜻은,성문들은 무명이 생겼다 없어진다고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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