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02 - 산방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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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한다는 것입니다.그리고 ‘수행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한 뜻은 불․보살이 수행한 바라밀과 공덕은 신통을

            얻으려는 목적에서 행해진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신통은 대
            자대비로 훈습된 마음이 자기의 원행(願行)에 뿌리박혀 저절로
            얻어진 것입니다.가령 불․보살이 구차하게 신통을 구하고자

            한 순간이라도 생각했다면,처음부터 이 한 생각이 장애가 되어
            모든 선행을 다 수행해도 결국은 유루(有漏)의 인(因)이 될 뿐입

            니다.그렇게 하고서 어떻게 자재(自在)한 해탈변화(解脫變化)의
            신통을 얻겠습니까?
               혹 부처님의 심종(心宗)과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원행(願行)

            에 계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그 밖의 2승(二乘)의 소과(小果)
            로부터 외도(外道)에게도 신통 변화가 있습니다.그러나 그것은

            신통이 아니라 요술로서 단순한 변화일 뿐입니다.요술은 모두
            작위적(作爲的)사유(思惟)에 의해 얻어진 것이므로,괴이한 것
            을 나타내 중생을 현혹하는 생멸(生滅)의 인(因)일 뿐입니다.하

            지만 불․보살이 대자대비로 훈습된 마음을 내어 인위적 조작
            없는 원력으로 발현한 신통은 법성(法性)과 같습니다.불보살은
            털구멍 하나에서도 백천의 광명과 백천의 장엄구(莊嚴具)를 드

            러내어 법계를 채우고,중생들이 좋아하는 것을 모두 얻게 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불․보살의 해탈한 마음속에는 신통력을

            가졌다는 생각이 없고,또한 신통을 나타내겠다는 생각도 없으
            며,그 신통력에 의지하는 중생들에게 복을 주겠다는 생각도 하
            지 않습니다.이런 점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아마도 법성

            은 평등하여 일이(一異)․자타(自他)․능소(能所)의 차별이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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