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3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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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123
6.만법귀일(萬法歸一)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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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법은 한 곳으로 돌아가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가는가
눈썹을 곧추세우고 활활 타는 불덩이같이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으며
갈 때도 같이 가고 머무를 때도 같이 머무르다가
홀연히 의정이 생기거든 겁내지 마라
큰 싸움에 임한 듯 다른 것 돌아볼 틈 없이
맞는 경계 거슬리는 경계 만나거든 잘 조화시켜라
돌아갈 곳 모르겠거든 다른 일 해도 좋다마는
철위산을 때려부수고 나서 보물창고에 걸터앉아
눈 깜박거리고 눈썹 치켜 뜨는 것에
모든 기연 다 나타낼 수 있으면
청주의 베옷은 일곱 근이지마는
문앞의 복숭아는 여전히 천 그루라네
萬法歸一 一歸何處
竪起眉毛 如大火聚
生與同生 死與同死
行與同行 住與同住
*원래 제목은 ‘만법귀일 공안을 참구하는 조감원에게 주는 글[示照監院看萬法
歸一公案]’이다.
*만법귀일(萬法歸一)공안:조주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묻기를,“만법은 하나로
돌아가지만 그 하나는 어디로 돌아갑니까?”하니,“내가 청주(靑州)에서 베장
삼[布衫]하나를 지었는데 무게가 일곱 근 나가더라”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