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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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121
5.자취가 없어졌다[沒踪跡]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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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가 없으니 몸을 숨기지 말고
등뼈를 곧게 세워 오직 수행할지어다
은산철벽도 한꺼번에 넘어질 것이니
몇 번을 기뻐하고 몇 번을 노여워했나
몸을 숨긴 곳 종적 없으니
허공에서 새 날아간 자취 찾지를 마라
태어날 때부터의 본래면목 놓아버리면
찔레 달인 물에서 황금즙을 짜내리라
보고 또 보고 많다고 하지 마라
무엇 때문에 중생이니 부처니 마이니를 관여하리오
오직 한 입에 다 삼키도록 할지어다
낙숫물이 뒤집혀 몇 길의 파도가 되니
걸어갈 때도 참구,앉아서도 참구하여
가리키는 손가락 발로 차서 깨뜨리면
다 닳아빠져 쓸모 없는 것들이니
철마를 거꾸로 타고 수미산에 오르면
일생 동안 남의 뒤나 따라붙지는 않으리
沒踪跡莫藏身 竪起脊梁祇麽行
*원래 제목은 ‘현사스님이 자취가 없어졌다는 공안을 참구하는 심양거사에게
주는 글[示心陽居士參沒踪跡公案]’이다.
*p.53주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