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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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125


               7.염불 공안*
                            16)
               ‘아미타불’한마디는 흐린 물에 던진 구슬
               구슬을 던짐에 물 절로 맑아지듯

               아미타 염불함에 망념이 그치니
               물 절로 맑아져 수염 비춰 티끌 씻는다

               어렴풋이 본래면목 알아내고
               눈썹을 펴 보니 어찌 생겼던고
               망념이 그치면 세상이 맑게 개여 끝이 안 보이고

               파란 유리에 산호가지 돋아나니
               백발 노승 맑은 마음도 그저 이러하였던가

               그저 이럴 뿐이니 염불도 바로 공이라
               삼경 한밤중에 햇빛 붉게 비치고
               보석연못 황금정토에 만파가 눈앞에 돌아온다

               바로 눈앞에 염불조차 공하니
               염공[能念인 空]과 공념[所念인 空]이 한덩이 되어서

               수만리 정토길 당장에 훤해지면
               근진음계[6근 6진 5음 18계]가 그대로 마니전일세
               마니전 교교한 빛 불법과 속세를 모두 비추는데



             *원래 제목은 ‘염불 공안을 참구하는 보주스님에게 주는 글[示普週禪者參念佛
               公案]’이다.
             *염불(念佛)공안:조주스님이 시중(示衆)하였다.“공연히 세월 보내지 말고 염
               불을 하거나 염법을 하라.”그러자 어떤 스님이 대뜸 “어떤 것이 학인이 자
               신을 염(念)하는 것입니까?”하고 물었다.이에 “염하는 이가 누구인가?”하
               니,“아무도 짝할 이 없습니다”하자,이 “당나귀야!”하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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