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9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P. 119

제5장 공안을 참구하는 납자를 위한 글 119


               4.일구화두(一句話頭)공안*
                                          13)
               일구(一句)화두는 어디에서 일어나는가
               푸른 바다 마를 때까지 참구하여라

               일구화두는 어디로 갔는가
               봄바람 불어와서 산호수를 건드리네

               간 곳을 찾지 말고 오직 일어난 곳 찾아서
               바위가 떨어지고 절벽이 무너져도 두 귀가 먹은 듯
               하루 밤낮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고

               칼날 위에 앉아 있듯 하다가
               모름지기 곤두박질 한번 쳐서 떨어져 내리면

               비로소 고요한 평원을 활보하리라
               사나이 굳은 뜻 이 정도라면
               누가 용을 때려잡고 범을 사로잡았다고 자랑하리오

               오대산 가는 길이 어떠냐고 묻거든
               멀리 앞마을 가리키며 막바로 가라고 하라*



               一句話頭甚處起 滄海只敎乾到底
               一句話頭甚處去 春風觸着珊瑚樹

               不究去只究起 石陷崖崩聾兩耳


             *원래 제목은 ‘일구화두는 어디서 생겼는고’라는 공안을 참구하는 지필스님에
               게 주는 글[示智邲禪者參一句話頭在甚處起公案]이다.
             *조주(趙州)스님이 사는 오대산으로 들어가는 길가에 한 노파가 있었는데,납
               자들이 오다가 “오대산은 어디로 가오”하고 물으면 “곧장 가시오”하고,그
               납자가 몇 걸음 내디디면 “멀쩡한 스님이 또 저렇게 가는구나”하였다.
   114   115   116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