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선림고경총서 - 05 - 참선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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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처음 발심한 납자가 알아야 할 공부 27
남이 도와주기를 바라거나 다른 생각을 하지도 말고 잠시 머물러
있을 생각을 버려야 한다.그리고는 곧장 앞으로 달아나 우선 불
길 밖으로 뛰어나오는 길만이 묘수이다.
2.의정을 일으켜라
참선하는 데에는 의정(疑情)을 일으키는 일이 중요하다.무엇을
의정이라 하는가?
예컨대 우리가 어디로부터 태어나는지 모르니 그 온 곳을 의심
하지 않을 수 없고,또한 죽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니 가는 곳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와 같은 것이다.생사문제라는 관문을
뚫지 못했을 때 문득 의정이 생기게 된다.그것이 맺혀서 눈꺼풀
위에 머무르고 있어,내치려 해도 떨어져 나가지 않고 두고 달아
나려 해도 갈 수가 없다.그러다가 홀연히 하루아침에 의정의 뭉
치를 때려 깨고 나면,
“이 ‘생사’라는 두 글자가 어느 집구석에 한가하게 놓인 가구란
말이냐!”
라고 외치게 된다.
아!옛날 어느 큰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크게 의심하면 크게 깨닫고,작게 의심하면 작게 깨달으며,의
심하지 않으면 아예 깨닫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