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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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01


               “대우가 쓸데없는 말을 지껄였군!기다려라.한 차례 몽둥이맛

            을 보아야겠구나.”
               “ 무엇 때문에 기다리라 하십니까?당장 때리십시오.”
               “ 이 미친놈이 여기 와서 호랑이 수염을 뽑는구나.”
               스님이 악!하고 할을 하자 황벽스님은 큰방에 들어가 참구하

            라고 하였다.



               경산사(徑山寺)5백 대중은 도를 수행하면서 매일 관세음보살
            을 염할 뿐,도를 묻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이에 경산스님이 황
            벽스님에게 서신을 보내 이 사실을 자세히 알려 오자 황벽스님은

            스님을 그곳으로 보냈다.
               스님은 경산사에 도착하여 허리춤에 걸망을 맨 채 곧바로 법

            당으로 올라갔다.경산스님이 고개를 드는 찰나에 스님은 악!하
            였다.경산스님이 말하려는데 스님은 소매를 뿌리치고 떠나 버렸
            다.뒤이어 한 스님이 경산스님에게 물었다.
               “방금 전에 왔던 그 스님은 무슨 법문이 있기에 스님께 소리를

            질렀습니까?”
               “ 그 중은 황벽산에서 왔다.알고 싶으면 직접 가서 물어보아

            라.”
               이 일로 5백 대중이 태반 흩어졌고 그때 시자로 있던 낙포 원
            안(洛浦元安:843~898)스님은 기연이 맞지 않아 그곳을 떠났다.

               스님은 뒷날 말하였다.
               “경산의 많은 사람 가운데 꼬리 붉은 잉어 한 마리가 있었다.

            대가리를 흔들고 꼬리를 치면서 남방으로 떠나갔는데,어느 집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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