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3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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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03


                 할 한 번에 5백 대중 흩어지니
                 경산스님 가슴속이 답답도 하였겠지.

                 3 현(三玄)의 창칼을 빼어 드니
                 온 천지에 해골이 싸늘하고
                 4종료간(四種料揀)보이시니
                 평지에 파도가 일어나도다.

                 오뉴월 염천에 눈송이 휘날리며
                 오직 하나 향상기연만을 밝히시고
                 맨발로 얼음 위를 달리니
                 이로부터 한 무리의 모범이 되었구나.

                 애석하다 정법안장이
                 눈먼 당나귀 삼성에서 없어지다니
                 꼬리 붉은 잉어를 알아보았지만
                 누구네 양념단지 속에 눌러앉았는지.

                 찬양하는 이는 혓바닥 뽑는 지옥에 가고
                 헐뜯는 이는 양동이에 똥이 끓는 지옥에 빠지리라.

                 스님께서 남기신 유풍은 백세토록 남아 있건만
                 봉황의 울음소리 잇는 일이란 멀고 먼 이야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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