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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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105


               “아이구 내가 잘못했구나.”

               “ 그대 말속에 칼날이 감춰져 있구나.”
               이 말에 스님이 무어라 하려는데 임제스님이 후려쳤다.저물녘
            에 또다시 임제스님이 말하였다.
               “내가 오늘 신참승에게 물었던 그것이 죽은 참새를 땅 위에서

            뛰게 하여 둥지 속에 들어가게 한 것이다.그대가 말을 하게 되면
            저 구름 속에 할(喝)을 일으키리라.”

               스님이 “좀도적이 대패했구나!”하고 소리치자 임제스님은 이
            번에도 후려쳤다.
               그 후 스님은 삼성 혜연스님의 회중에 찾아가 수좌를 시켜 달

            라 하여 수좌가 되었는데 늘 이렇게 말했다.
               “내 남방을 온통 돌아다녔지만,여태껏 이 주장자 끝으로 불법

            을 아는 이를 한 사람도 들춰내지 못하였다.”
               삼성스님은 그 말을 듣고 “그대는 무슨 눈을 가지고 있느냐?”
            하니 스님은 악!하였는데,삼성스님은 “그대라야 이럴 수 있지”
            하였다.

               대각(大覺)스님은 이 말을 듣고서 “어찌하면 이 대각의 문까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까?”라고 하였는데,스님은 뒤에 대각스님

            회중에 찾아가 원주(院主)가 되겠다고 자청하여 원주가 되었다.하
            루는 대각스님이 스님을 불러 놓고서 말하였다.
               “내 듣자 하니 그대가 남방을 다 돌아다녔지만 여태껏 주장자

            끝으로 불법 아는 이를 들춰내지 못하였다고 하였다는데 그대는
            무슨 눈을 가졌느냐?”

               스님이 악!하자 대각스님은 몽둥이를 뽑아들었다.이에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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