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1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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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임제종 241


                 심장 간장 다 썩었네.

                 향상(向上)의 길을 많은 성인과 함께 가다가
                 지옥에 들어갔으니 정말 부끄럽구나
                 한푼도 안 되는 깨진 사기그릇을
                 정법안과 바꾸려 하니 어렵고 어려운 일일세.

                 여자출정(女子出定)을 염송한 일 양주 혜각(楊州慧覺)을 방불케
               하니
                 사슴이 뿔을 기르는 미풍은 단풍잎 따라서 생겨나고
                 파자소암(婆子燒庵)을 판별함은 월주 동산(越州洞山)스님과 비슷
               한데
                 실가지 늘어진 버들은 연기와 어울려 난간에 실려 있다.

                 송원에게 일할(一喝)을 내려 두 귀를 멀게 하니
                 비단으로 모난 돌을 감아 싼 일이며
                 파암의 온 마음을 죽게 했으니
                 쇠로 흙덩이를 싸는 일이로다.

                 냉천사(冷天寺)에 백일 간 주인됨은
                 분양 곽(汾陽郭)수좌의 일보다 낫고
                 사나운 은강(鄞江)한가운데 우뚝 선 돌기둥은
                 각 습주(覺濕州)의 성난 물결을 되돌려주었다.

                 크게 깨치고 기연이 맞아 정수리가 훤히 열리니
                 애당초 특별한 일 아니지만
                 강남 땅 양절(兩浙)지방은 가을이 덥고 봄이 추운 줄
                 참으로 알겠노라.


               임제스님으로부터 여기까지는 14세(世)이며 모두 2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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