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P. 238
238 오가정종찬 상
26.밀암 함걸(密庵咸傑)선사
/1118~1186
스님의 법명은 함걸(咸傑)이며,응암 담화(應庵曇華)스님의 법제
자로 복주 정씨(福州鄭氏)자손이다.그 어머니가 여산(廬山)의 스
님 하나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서 스님을 낳았다.삭발하
고 여러 총림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끝으로 응암스님을 찾아뵙자
응암스님이 방장실에서 물었다.
“무엇이 정법안(正法眼)인가?”
“ 깨진 사기그릇입니다.”
응암스님이 수긍하였다.얼마 후 그곳을 떠나 고향 부모를 찾
아가려 하니 응암스님은 게송을 지어 전송하였다.
크게 깨치고 기연이 맞는 한마디로
당장에 정수리가 환하게 되었구나
서로 만난 지 이제 4년에
따지고 묻는 흔적이라곤 전혀 없어라
비록 의발을 전하지야 않았지만
그 기상 천지를 삼키니
정법안을 두고서
깨진 사기그릇이라 하였네
이번 길 어버이 찾아보려 간다 하니
절대로 눌러앉질랑 말아라
나에게 마지막 한마디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