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선림고경총서 - 09 - 오가정종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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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오가정종찬 상




               26.밀암 함걸(密庵咸傑)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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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의 법명은 함걸(咸傑)이며,응암 담화(應庵曇華)스님의 법제
            자로 복주 정씨(福州鄭氏)자손이다.그 어머니가 여산(廬山)의 스
            님 하나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고서 스님을 낳았다.삭발하

            고 여러 총림을 두루 돌아다니다가 끝으로 응암스님을 찾아뵙자
            응암스님이 방장실에서 물었다.

               “무엇이 정법안(正法眼)인가?”
               “ 깨진 사기그릇입니다.”
               응암스님이 수긍하였다.얼마 후 그곳을 떠나 고향 부모를 찾

            아가려 하니 응암스님은 게송을 지어 전송하였다.


                 크게 깨치고 기연이 맞는 한마디로
                 당장에 정수리가 환하게 되었구나
                 서로 만난 지 이제 4년에
                 따지고 묻는 흔적이라곤 전혀 없어라
                 비록 의발을 전하지야 않았지만
                 그 기상 천지를 삼키니

                 정법안을 두고서
                 깨진 사기그릇이라 하였네
                 이번 길 어버이 찾아보려 간다 하니
                 절대로 눌러앉질랑 말아라
                 나에게 마지막 한마디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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