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8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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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위앙록
았고,그 후 위산 영우(潙山靈祐:771~853)스님을 찾아뵙고서
깨쳤다.
탐원스님께서 스님에게 말씀하셨다.
“혜충(慧忠)스님께서 당시에 육대조사(六代祖師)의 원상(圓相)
97 개를 모두 전해 받아다가 나에게 주시며 말씀하시기를,‘내가
죽은 뒤 30년이 되면 남방에서 한 사미(沙彌)가 찾아와 이 가르
침을 크게 일으키리니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라’고 하셨다.
이제 이 원상(圓相)을 그대에게 줄 터이니 잘 받들어 지니거라.”
하고는 그 그림을 가져다 건네주셨는데 스님께서는 한 번 보고
는 바로 불태워 버리셨다.
탐원스님께서 하루는 스님에게 말씀하셨다.
“지난번에 준 여러 원상들은 깊숙이 잘 간직해야 하네.”
“ 그때 보고 나서 바로 태워 버렸습니다.”
“ 우리 불법은 혜충스님과 여러 조사,그리고 큰 성인말고는
알 사람이 없는데,그대는 무엇 때문에 그 원상을 불살랐는가?”
“ 저는 한 번 보고 그 뜻을 다 알아 버렸습니다.그러므로 그
저 활용할 뿐 그림에는 집착하지 않습니다.”
“ 비록 그렇기는 하네만,그대라면 모르겠지만 뒷사람은 믿음
이 미치지 못할 걸세.”
“ 스님께서 필요하시다면 다시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한 개를 그려서 바쳤는데 조금도 잘못된 곳이
없었다.이것을 보고 탐원스님은 “과연 그렇구나”하셨다.
탐원스님께서 상당(上堂)하시자 스님이 대중 가운데서 나와
○ 모양을 만들어 손으로 들어 받치고는 차수(叉手)를 하고 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