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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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위앙록
2.
위산스님께서 하루는 밭을 가리키시며 스님에게 말씀하셨다.
“이 언덕밭은 저쪽은 높고 이쪽은 낮구나.”
“ 아닙니다.오히려 이쪽이 높고,저쪽이 낮은 걸요.”
“ 믿지 못하겠거든 중간에 서서 양쪽을 살펴보아라.”
“ 중간에 설 필요도 없으며,또한 양쪽에 머무르지도 말아야
합니다.”
“ 정 그렇다면 물을 놓고 수평을 잡아라.물로는 사물의 수평
을 잴 수 있다.”
“ 물도 일정하지 않습니다.그러니 스님께서는 그저 높은 곳
은 높은 대로,낮은 곳은 낮은 대로 땅을 고르시면 됩니다.”
이쯤 되자 위산스님은 더 이상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3.
시주(施主)가 위산스님께 비단을 보내 오자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시주에게서 이러한 공양을 받으시고 무엇으로
보답하시렵니까?”
위산스님께서 선상(禪床)을 두드리시자 스님은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어찌하여 대중의 물건을 자기 것으로 쓰십니
까?”
다른 본(本)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즉 위산스님께서 스님께 말
씀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