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P. 113

앙산록/四家語錄 113


                 “속가의 제자가 비단 세 필을 가져왔기에 나는 종(鍾)을 주고
               비단과 바꾸었다.때문에 세상 사람과 함께 복을 받는다.”
                 “ 속가의 제자는 비단이 있어 종과 바꾸었습니다만,스님께서는
               무슨 물건으로 그에게 보답하시렵니까?”
                 그러자 위산스님은 주장자로 선상을 세 번 치시더니 말씀하셨
               다.
                 “나는 ‘이것’으로 보답하려 한다.”
                 “ 그렇다면 ‘이것’으로 무엇에 쓰려는지요?”
                 위산스님께서 또 선상을 세 번 치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것’을 무엇에 쓸까 의심하느냐?”
                 “ 저는 ‘이것’을 의심하진 않습니다.‘이것’은 바로 주인공[大家]
               이 아닙니까?”
                 “ 그대는 이미 주인공[大家]을 알아 버렸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나에게 물건으로 보답하기를 바라느냐?”
                 “ 그것은 다만,스님께서 주인공[大家]을 파악했으면서도 종으
               로 답례하는 등 자질구레한 일[人事]을 하시는 것이 이상해서 그

               러는 것입니다.”
                 “ 그대는 보지도 못하였느냐,달마스님이 인도 땅에서 이곳으로
               오셨을 적에도 역시 주인공[大家]을 가지고 와서 자질구레한 일
               [人事]을 하셨던 것을.그대들은 모두 달마스님의 징표[信物:방
               편]를 받은 자들이니라.”



               4.
               스님은 위산에 있으면서 직세(直歲:물건을 짓거나 수리할

            때 공사를 책임지는 직책)소임을 보았다.일을 하고 돌아오는
            데 위산스님께서 물으셨다.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