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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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09
다.탐원스님께서 양손을 맞대서 주먹을 쥐어 보이자 스님은 앞
으로 세 걸음 나아가 여인처럼 절을 하였다.탐원스님께서 머리
를 끄덕이시자 스님은 바로 절을 올렸다.
앙산스님이 누더기를 빨고 있는데 탐원스님께서 물으셨다.
“이럴 때는 어찌하는가?”
“ 이럴 때를 어디서 보셨습니까?”
뒷날 위산스님을 찾아뵈었더니 스님께서 물으셨다.
“너는 주인이 있는 사미냐,주인이 없는 사미냐?”
“ 주인이 있습니다.”
“ 주인이 어디 있느냐?”
스님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와 서자 위산스님께서 이상하게
여기시니 스님이 여쭈었다.
“어디가 참된 부처가 계시는 곳입니까?”
“ 생각이 있는 동시에 없기도 한 묘함으로 끝없이 타오르는
신령한 불꽃을 돌이켜 생각하면 생각이 다하여서 본래자리로 되
돌아가 성품[性]과 형상[相]이 항상하고 사(事)와 이(理)가 둘이
아니어서 참 부처가 여여(如如)하리라.”
스님은 이 말씀 끝에 단박 깨닫고 이로부터 위산스님을 15년
시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