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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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71
“무엇이 백장스님의 진면목입니까?”
스님께서는 선상(禪床)에서 내려와 차수(叉手)하고 섰다.그러
자 그 스님이 또 물었다.
“무엇이 스님의 진면목입니까?”
스님께서는 다시 앉으셨다.
63.
스님께서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노승이 죽은 뒤에 산밑에 가서 한 마리 물빛소[水牯牛]로 태
어나 왼쪽 겨드랑에 ‘위산의 중 아무개’라고 쓸 터인데,이때 위
산의 중이 물빛소가 되었다고 해야겠느냐,아니면 물빛소가 위산
의 중이 되었다고 해야겠느냐?결국 무어라고 불러야 하겠느냐?”
앙산스님이 앞으로 나가서 절을 올리고 물러났다.
운거 도응(雲居道膺:?~902)스님이 말하였다.
“스님에겐 다른 이름이 없다.”
자복 여보(資福如寶)스님은 대신 일원상(一圓相)을 만들어 일으
켜 세웠고,파초 청(芭蕉淸)스님은 대신 이 ○牛의 모양을 만들어
보여주면서 이르기를 “같은 길을 가는 사람만이 알리라”하였다.
남탑 광용(南塔光涌)스님이 말하였다.
“1천 5백의 선지식들이 겨우 반씩만 얻었을 뿐이다.”
禮
파초 철(芭蕉徹)스님이 대신하되 “그때 이런 모양(○物○)을 지어
보였어야 하리라”하고는 또 말하였다.
“할 말 다했고 주도 달아 주었으니 깨닫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