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P. 77
위산경책 77
위산경책(潙山警策)
업(業)으로 받은 몸은 형체에 매임을 면치 못하여 부모가 남
겨 주신 몸을 받고 여러 인연을 빌려 이루어진 것이다.4대(四
大)로 지탱해 가나 그것들은 항상 서로 등지니 덧없는 생로병사
가 우리에게 예고 없이 다가와 아침엔 살았다가도 저녁에 죽어
찰나에 다른 세상이 된다.마치 봄 서리나 새벽 이슬 같아서 잠
깐 사이에 말라 버리며,벼랑 위의 나무나 우물 속의 등넝쿨과
도 같은데 그것이 오래갈 수 있겠는가.생각생각 빨리 지나 한
찰나에 숨이 떨어지면 그대로가 내생인데 어찌 편안하게 허송세
월하랴.
그대들은 좋은 음식으로 부모를 봉양하지도 않고 6친(六親)을
이별하였다.나라를 다스리지도 않고 가업(家業)의 상속을 모두
버렸으며,속세를 멀리 떠나 머리 깎고 스승에게 계(戒)를 받았
다.그렇다면 안으로는 망념 이기는 공부를 부지런히 하고 밖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