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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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위앙록
데,가까이는 목전에서 과보를 받고 멀게는 죽은 뒤에 윤회에
들게 된다.한번 사람의 몸을 잃으면 영원히 다시 인간으로 태
어나기 어렵다.충성스러운 말이 귀에는 거슬리나 어찌 마음에
새겨 두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마음을 씻고 덕을 길러 자취와 명성을 숨기고,정신을 깨끗
하게 길러서 마음에 시끄러운 경계를 끊어야 한다.만일 참선(參
禪)으로 도를 익혀 방편(方便)을 단박에 초월하려 하면,마음을
현묘한 나루터에 두고서 정밀하고 묘함을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
다.심오한 뜻을 결택하여 참 근원을 깨닫도록 해야 하며,선지
식에게 널리 묻고 좋은 도반을 가까이해야 한다.이 참선은 그
묘한 도리를 깨닫기 어려우니 정말로 빈틈없이 마음을 써야 한
다.만일 그러던 중에 본심[正因]을 단박에 깨달으면 그대로 티
끌세상과 수행점차[階級漸次]를 벗어나니,이것이 곧 3계 25유
(二十五有)를 타파하는 것이다.안팎의 모든 법이 실제가 아니라
마음을 따라 변하여 일어난 것으로,모두가 거짓 명칭임을 알아
서 절대로 마음을 그쪽으로 끄달리지 말라.감정이 사물에 끄달
리지만 않는다면 사물이 어찌 사람을 장애하랴.법성(法性)이 흐
르는 대로 맡겨 둘 뿐,끊으려 하지도 말고 이으려 하지도 말라.
소리를 듣고 물건을 볼 적에도 일상대로 하며,이쪽과 저쪽에
응용하되 조금도 모자라게 하지 말라.
이렇게 살아가면 실로 속절없이 법복(法服)만을 입은 것은 아
닐 것이다.나아가 4은(四恩)에 보답하고 3계 중생을 구제하며,
세세생생토록 도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끝내는 성불을 기약하리
라.3계의 손님으로 왕래하면서 나고 죽는 이들의 본보기가 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