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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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 조동록


            생인 줄 몰랐느니라.차츰 자라서 공부하러 보내 놓고는 조금이
            라도 돌아올 때가 지나면 문에 기대 바라보곤 했었는데,보내온

            편지에 굳이 출가(出家)하겠다 하는구나.그러나 네 아버지는 돌
            아가시고 이 어미는 늙었으며,네 형과 아우는 다들 살림이 가
            난하니,내 누구를 의지하겠느냐.자식은 어미를 버릴 마음이 있

            으나,어미는 자식을 버릴 뜻이 없느니라.네가 일단 다른 곳으
            로 떠난 뒤에는 밤낮으로 항상 슬픈 눈물을 흘리게 되었으니 너

            무도 괴로운 일이었구나.그러나 이제 너는 집에 돌아오지 않겠
            다고 맹세했으니,네 뜻대로 하기를 허락하노라.
               나는 네가 얼음에 눕는 왕상(王祥)이나 나무를 새기는 정란

            (丁蘭)*이 되기를 기대하지는 않으련다.다만 네가 목련존자(目
                   11)
            連尊者)처럼*되어서 나를 구제하여 윤회에서 해탈케 하고 나아
                        12)
            가 부처되기만을 바랄 뿐이다.만일 그렇게 되지 못한다면 무거
            운 죄를 짓는 것이니,깊이 새겨듣도록 하여라.



                 吾與汝 夙有因緣 始結母子 取愛情注 自從懷孕 禱神佛天 願生
               男子 胞胎月滿 命若懸絲 得遂願心 如珠寶惜 糞穢 不嫌於臭惡 乳
               哺 不倦於辛勤 梢自成人 送令習學 或暫逾時不歸 便作倚門之望
               來書 堅要出家 父亡母老 兄薄弟寒 吾何依賴 子有抛母之意 娘無
               捨子之心 一自汝彳生他方 日夕 常洒悲淚 苦哉苦哉 旣誓不還鄕 卽
               得從汝志 我不期汝如王祥臥氷 丁蘭刻木 但望汝如目連尊者 度我


            *정란(丁蘭)은 어머니께 지극히 효도하다가 돌아가시자 나무로 어머니 모습을
              만들어 봉양했다.
            *목련존자는 천안통으로 어머니가 지옥에서 고생하심을 보고 간절한 기도로
              구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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