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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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양개사친서 147
마음 근원을 깨치지 못한 채 몇 해 봄이 지나니
부평초 같은 세상 그럭저럭 보냄에 한숨만 쌓여 갑니다.
많은 사람이 불법문중에서 도를 깨쳤습니다만
유독 저만이 세상 티끌 속에 묻혀 있었습니다.
이제 짧은 글을 올려 권속의 사랑을 하직하고
큰 법을 깨쳐 자애로운 부모님께 은혜를 갚고자 합니다.
눈물을 뿌리면서 자꾸만 애닯게 생각할 것 없이
애초부터 이 몸이 없었던 듯 생각하소서.
숲 속의 흰구름은 언제나 짝이 되어 주고
문 앞의 푸른 봉우리는 이웃이 되어 줄 것이니
세상의 물질과 명예를 벗어나고
인간의 애정을 영원히 떠나렵니다.
조사의 마음은 말끝에서 그대로 깨치게 하고
현묘한 이치는 글귀 속의 진실을 꿰뚫게 해주니
온 집안 친척들이여,만나 보고자 한다면
다가올 정직한 인과(因果)를 기다리소서.
伏聞諸佛 出世 皆托父母而受生 萬類興生 盡假天地之覆載 故非
父母而不生 無天地而不長 盡霑養育之恩 俱受覆載之德 嗟夫一切
含靈 萬像形儀 皆屬無常 未離生滅 稚則乳哺情重 養育恩深 若把
賄賂 供資 終難報答 若作血食侍養 安得久長 故 孝經云日用三牲
之養 猶爲不孝也 相牽沈沒 永入輪廻 欲報罔極之恩 未若出家功德
截生死之愛河 越煩惱之苦海 報千生之父母 答萬劫之慈親 三有四
恩 無不報矣 故 云一子 出家 九族 生天 良价 捨今生之身命 誓不
還家 將永劫之根塵 頓明般若 伏惟父母 心聞喜捨 意莫攀緣 學淨
飯之國王 效摩耶之聖后 他時異日 佛會上相逢 此日今時 且相離別
良价 非拒五逆於甘旨 蓋時不待人 故 云此身不向今生度 更待何生
度此身 伏冀尊懷 莫相記憶 頌日 未了心源度數春 翻嗟浮世謾逡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