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P. 146

146 조동록


            니,돈을 꾸러미째로 바친다 해도 그 은혜 다 갚기 어렵고,고기
            를 봉양한다 해도 그것이 어찌 오래오래 사시게 하는 길이겠습

            니까.그러므로  효경(孝經) 에서는 “날마다 3생(三牲:소․염
            소․돼지로 만든 음식)으로 봉양해도 오히려 불효다”라고 하였
            으니,그것은 영원한 윤회에 들도록 서로 끌어들이기 때문입니

            다.
               그러니 끝없는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출가하는 공덕이 최고

            입니다.생사애욕의 강물을 끊고 번뇌의 고통바다를 뛰어넘어
            천생만겁 내려오던 자애로운 부모께 보답하고 3계의 네 가지 은
            혜(恩惠:부처님․나라․부모․시주)를 다 갚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경에서는 “자식 하나가 출가하면 9족(九族)이 하늘에
            태어난다”고 하였습니다.

               저 양개(良价)는 맹세코 이 생의 몸과 목숨이 다하도록 집에
            돌아가지 않고,영겁 티끌몸[根塵]그대로 반야지혜를 활짝 깨치
            려 합니다.바라옵건대,부모께서는 기쁜 마음으로 허락하시어

            속으로 자꾸만 생각지 마시고 거룩한 정반왕(淨飯王)과 마야(摩
            耶)부인을 본받으소서.뒷날 부처님 회상에서 만나기를 기약하
            고 오늘 이 자리에서 우선 헤어지고자 합니다.

               저 양개는 부모봉양 못했다는 5역죄를 꺼려하는 것이 아니
            라,시간이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음을 생각할 뿐입니다.그러므

            로 “이 몸을 금생에서 구제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몇 생을 기다
            려 구제할 것인가”라고 하였습니다.
               바라옵건대,부모께서는 저를 잊어 주소서.노래로 말하렵니

            다.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