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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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조동록
幾人 得道空門裡 獨我淹留在世塵 謹具尺書 辭眷愛 欲明大法報慈
親 不須灑淚頻相憶 比似當初無我身 林下白雲常作伴 門前靑嶂以
爲隣 免于世上名兼利 永別人間愛與親 祖意直敎言下曉 玄微須透
句中眞 合門親戚 要相見 直待當來正果因
뒤에 보낸 편지
제가 부모님을 떠나 지팡이 짚고 남쪽으로 내려온 지 벌써
10년이 지나 어느덧 눈앞에는 만 리나 되는 갈림길이 막혀 있습
니다.
바라옵건대,어머님께서는 마음을 거둬들여 도를 바라보고
생각을 다잡아 공(空)으로 돌리소서.이별의 마음을 머물러 두지
마시고 문에 기대 기다리지 마소서.
집안일이란 인연을 따르는 것이어서 갈수록 늘어나 나날이
번뇌만 더해 갈 것입니다.그러나 사랑하는 형님은 힘써 효도하
여 얼음 속에서 고기를 얻어낼 것이며,*아우는 힘을 다해 모셔
9)
서 서리 속에서 죽순이 나오라고 울 것입니다.*
10)
보통사람은 세상에 살면서 자기를 닦고 효도를 하여 본성[天
心]에 합하고,이 사문(沙門)은 불법문중[空門]에서 도를 바라보
고 참선하여 어머님의 은혜를 갚을 것입니다.이제 천산만수(千
山萬水)에 아득한 갈래길을 만났으니,여덟 줄 한 장에 아쉬운
*왕상(王祥)은 그의 계모가 겨울에 생선을 먹고 싶다 하여 꽁꽁 언 강에 누워
기도를 하니,얼음장이 저절로 열리며 고기가 나왔다 한다.
*맹종(孟宗)은 그의 어머니가 겨울에 죽순을 먹고 싶다 하여 산 속 대밭에 들
어가 대를 붙들고 우니 죽순이 나왔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