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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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 그대들과 함께 이런저런 말들을 나누니 똥불에 똥
            재가 생기듯 하고 똥 묻은 돼지 부스럼투성이 개 같구나.좋은지
            나쁜지를 분간 못 하는 것들아!똥구덩이 속에서 살 궁리를 하는

            구나.
               그러므로 천지와 3승 12분교,삼세 모든 부처님과 천하 노스님

            의 가르침을 일시에 그대의 눈썹 위에 모아 놓고서 설사 여기에서
            단번에 깨친다 해도 편해진 사람은 아니라고 하였던 것이다.괜히
            똥구덩이로 뛰어들었다가 우리 납승 문하를 지나게 되면 다리를

            부러뜨려 버리겠다.”
               그때 세 스님이 동시에 나와서 절하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취조장이 있으니 죄를 달게 받아라.”


               “ 어떻게 해야만 3계를 빨리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 어떻게 해야만 3계를 빨리 벗어날 수 있겠느냐?”
               “ 그렇습니다[是].”
               “ 그렇거든 이제 쉬거라.”



               “ 종일토록 허우적거릴 땐 어찌합니까?”

               “ 현묘한 기틀[機]을 보아도 메아리[響路]가 없다.”
               “ 무슨 이야기입니까?”
               “ 설명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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