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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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75
“동산의 서쪽 산마루가 푸르구나.”
“ 무엇이 큰 길가의 흰 소[露地白牛]입니까?”
“ 거룩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거룩한 가르침에 귀의합니다.거
룩한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 그 흰 소는 어디에 있습니까?”
스님은 쯧쯧쯧 혀를 찼다.
“나무가 시들어 잎이 질 땐 어떻습니까?”
“ 온통 가을바람이로다.”
“ 무엇이 포대 속의 진주입니까?”
“ 말할 수 있느냐?”
“ 무엇이 조종(祖宗)의 적자입니까?”
“ 말 속에 메아리가 있구나.”
22.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반야를 배우는 보살이라면 모름지기 중생의 병통을 알아야 하
며,반야를 배우는 보살의 병통을 알아야 한다.가려낼 수 있는 사
람이 있느냐?나와서 대중 앞에서 가려내 보아라.”
대꾸가 없자 “가려내지 못하겠거든 내 길이나 막지 말아라”하
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