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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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록 上 97


               도사(道士:노장의 도를 닦는 사람)가 물었다.
               “보고 들어도 소리 없고 모양 없다 한 것은 노자(老子)의 말씀

            입니다만 운문의 한마디는 무엇인지 가르쳐 주십시오.”
               “ 인도로 가는 아득히 먼 길이다.”
               대꾸가 없으므로 스님이 법좌에서 내려오려고 하는데 도사가

            말하였다.
               “스님께서 종지를 보여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나오너라.”
               대중이 대꾸가 없자 스님은 “그렇다면 법문을 청한 장본인을
            저버릴 수밖에……”하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45.

               상당하여 대중이 모여 앉자 스님께서 주장자를 잡아 세우더니
            말씀하셨다.

               “그럴 수밖에 없으니 우선 여기에서 알아차리도록 하라.저것
            좀 보아라.3문(三門)이 법당 앞 큰 기둥[露柱]위에 있다.”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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