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선림고경총서 - 15 - 운문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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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이토록 드넓은데 종소리는 어째서 서까래에 닿느냐?”
40.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설상가상이 되게 해서는 안 된다.몸
조심하라”하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41.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제방에서는 머리 빠진 늙은 중들이 굽은 나무토막 선상에 앉
아 명예와 이익을 구한다.그러면서 부처를 물으면 부처를 답하고,
조사를 물으면 조사를 답하며,똥오줌을 싸고 있다.이는 촌구석
노파가 구령(口令)을 전하는 꼴이니,무엇이 좋고 나쁜 것임을 알
랴.이런 작자들은 모두 물 한 방울도 받기 어려울 것이다.”
42.
상당하여 말씀하시기를,“누구나 자기에게 밝은 빛이 있는데,
볼라치면 보이지 않고 깜깜할 뿐이다”하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43.
스님이 서울에 들어가 수춘전(受春殿)에 있을 때 왕[聖上]이 물
었다.
“무엇이 선(禪)입니까?”
“ 왕께서 칙명을 내리시니 저[臣僧]는 대답합니다.”
스님이 문덕전(文德殿)에 계실 때 재(齋)에 갔더니,국상시(鞠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