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4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P. 104
104 설봉록
이는 믿기 어려운 법이며 백천의 부처가 똑같이 얻는 법입니다.”
“ 어떻게 얻을 수 없겠습니까?”
“ 만약 이 일을 드러내려 한다면 온 누리를 다 들어 설명해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달마스님께서 몸소 전하신 것은 오직 한마디뿐
이었으나 이 한마디로 범부를 돌려 성인으로 만들었으니 작은 일이
아닙니다.
깨치면 찰나이지만 깨치지 못하면 티끌이나 모래만큼의 겁을 지
나야 합니다.대왕이시여!대장경 안의 모든 경론에 있는 천 가지 만
가지 설법도 오직 마음 하나를 위한 것이며,조사에서 조사로 전해
내려온 것도 이 마음 하나입니다.이 산승은 대왕을 위하여 이 일을
설법하지만 경황중에 아무렇게나 참 성품[眞性]을 지적해 보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대왕이시여!이 일 때문에 산승들의 회하에는 각각 백천 명의 많
은 대중들이 있는데,모두가 2,30년씩을 빈틈없이 이 일에 힘쓰건만
깨친 사람은 한두 사람도 없습니다.하물며 이 법은 과거의 모든 부
처님들도 오직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전하였을 뿐입니다.하물며
지금 대왕께서는 천하의 성인이 되셔서 매일 만민을 위해서 산하같
이 많은 일을 결단하시니 마음[心念]에 미혹함이 있다면 어떻게 이
일과 진실한 법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원하옵건대 대왕께서 불법을
주관하는 분이 되어 붓끝에서 생령들을 구하신다면 어찌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대왕은 이 권고하는 법문을 듣고 환희심이 갑절이나 생겨서 다시
두 분 선사께 물었다.
“짐은 지금 절을 짓고 복을 닦으며 보시하고 스님들을 출가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