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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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07
이 없는 중생이라면 대승(大乘)을 믿지 않으니 이런 사람은 마치 마
른나무나 불에 그을린 씨앗에 비를 내리는 것과 같고,천제[一闡提:
성불할 종자가 없는 중생]중에는 저의 설법을 믿는 사람이 없을 것
입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오직 자신에게서 진여의 본성을 똑똑히 보셔
야 합니다.만약에 본성을 보아버리고 나면 모든 것에 저절로 통달
하게 될 것이며,모든 부처와 모든 조사들의 깊은 종지도 모두 저절
로 그 진실한 도리를 증득하게 될 것입니다.나아가서는 모든 명자
(名字)와 거짓 이름도 저절로 알게 될 것입니다.”
대왕은 두 분 선사께서 이렇게 권고하고 가르쳐 주는 말을 듣고
크게 신심을 일으켰다.큰 서원을 세워 스님의 말씀을 믿고 받아들
여 간직하며 끝내 물러서지 않겠다고 뜻을 세웠다.대왕은 다시 두
분 선사를 내전에 들도록 명하여 거듭 향안(香案)을 설치하고 오로지
불법에 마음을 쏟고 감히 딴 데 마음쓰지 않겠다고 하였다.
이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는 대왕에게 불법의 심인을 전하려 합니다.엎드려 축원하오니
땅신은 공중신에게 알리고 공중신은 하늘신에게 알려서 온 시방 삼
세의 모든 부처님이 함께 증명하시고 33천의 무리들도 다 함께 증명
하소서.”
대왕도 스스로 발원하였다.
“원컨대 두 선사께서 마음[一心]을 지적해 보이셔서 달마의 법을
얻게 하여 주소서.”
이에 두 분 선사는 큰 소리로 말씀하셨다.
“대왕께서 마음을 굳게 가다듬고 불법을 들어주시니 이 법문(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