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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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85
발문(跋文)
진각(眞覺)큰스님은 당나라 말,5계(五季)의 분열시대에 뛰어난
인물이셨다.덕산스님의 몽둥이 한 대에 물통바닥이 쑥 빠지듯 한
다음 곧 오산(鼇山)의 객사[店]에서 차가운 달빛을 보았고,상골봉(象
骨峰)에서 눈이 개인 경지를 얻게 되었다.
한 국자에 제호(醍醐)를 담아 잡고 세 개의 나무공에 대용(大用)을
나타내셨으니,그 줄기는 두 종문*으로 나뉘었으나 도는 여러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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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넘어섰다.이는 마치 백억 대의 수레 같은 우레가 사천하에 울려
퍼져 멀리 백세까지 확산되면서 그 소리는 더욱 굉장해지는 것과 비
슷하다.
나아가 스님께서 기봉을 드리워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시니 그 지
극한 말씀과 큰 가르침은 가슴에서 흘러나와 하늘을 덮고 땅을 덮었
다.그리하여 광릉곡(廣陵曲)을 탄 이래로 다른 소리들은 부끄러워
다시는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듯 하였다.
*설봉스님에게서 운문종과 법안종이 나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