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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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봉록 下 187
설봉어록 맨 끝에[雪峰語錄大尾]
대갱(大羹)과 현주(玄酒)*는 온갖 맛의 으뜸이라 담담하면서도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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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맛이 있고,운문(雲門)과 함지(咸池)*는 모든 소리의 왕으로서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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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면서도 여운이 있다.그러므로 저 기름지고 단 음식이 여러 사
람의 입맛을 당기게 하는 것이나 음탕하고 지저분한 가락이 여러 사
람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과는 한자리에서 비할 바가 아니다.
설봉스님의 말씀은 간결하고 예스러우며 순수하고 진실하다.그
담담한 맛과 소박한 소리는 여러 사람의 입에는 맞지 않고 여러 사
람의 귀에는 바늘로 찌르는 듯하다.다만 이 경계에 사는 사람만이
손가락에 물을 찍어 보고서 물맛을 알고 메아리를 듣고 그 가락을
안다.
경산(徑山)*의 은수(隱睡)노스님이 일찍이 이 어록을 얻어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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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게 이해하였다.그리고는 이 어록을 인쇄해서 지난날 인쇄한 현사
*대갱,현주:맑은 물.
*운문,함지:악곡.
*원문의 ‘經’은 ‘徑’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