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선림고경총서 - 19 - 설봉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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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설봉록
스님의 어록과 나란히 유포시키려고 생각하였다.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스님께서 돌아가셔서 공연히 마치지 못한 인연이 되었는 데야
어찌하랴.불법에 뜻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인들 안타깝게 여기지
않겠는가?
지금 그 분의 문도인 아무개가 그 어록을 나에게 주었으니 아마
도 그것은 그의 스승이 남기신 뜻을 이 노승을 통해 싹트게 해달라
는 뜻인 듯하다.
그런 까닭에 차마 나 혼자 그 맛과 가락을 보고 들을 수가 없어
서 한번 검토한 다음 마침내 인쇄하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이 책을
다시 찍도록 계획하였다.
설봉스님의 참된 풍모가 이 땅에 널리 퍼져서 우리 신풍(新豊:조
동종의 별칭)의 일맥이 이웃이 있어 외롭지 않게 되기를 꼭 바란다.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유통시키려는 뜻이다.
때는 원록(元祿)14년(1701)용집(龍集)*신사 6월 1일
21)
취봉(鷹峰)의 한도인(閑道人)만산노납(卍山老衲)*이
22)
무릉(武陵)의 객당에서 쓰다.
*용집:용성(龍星:목성)의 성좌가 일 년에 깃들이는 일로서 세차(歲次)를 말
함.
*만산노납:만산도백(卍山道白:1636~1715),일본 승려로 일본 조동종의 중
흥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