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7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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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사록 下 237


                 글을 지어 바치자
                 황제의 은택 가없었고
                 아름다운 문장을 내려
                 짙은 자의가사 하사하셨네
                 사대육신은 본시 공하나
                 한 근원은 주인공 있어
                 엄연히 가부좌하고 홀연히 천고의 길을 떠났네
                 이때부터 먼 곳에 올라가
                 우러러보고 바라보고자
                 그 모습 신필(神筆)에 맡겨
                 깊은 언덕에 탑을 세우려 하네
                 비산(飛山)의 아름다운 경계는
                 민천(閩川)의 북쪽인데
                 지세는 보루보다 평탄하고
                 뿌리는 거울 같은 호수에서 솟아났도다
                 여기에 예를 따라 사리함을 봉안하니

                 지신(地神)은 의논을 모으고
                 운룡(雲龍)은 가만히 모여들며
                 천신과 잡귀는 예상치 못했네
                 빽빽한 숲 두터운 흙에는
                 회나무,잣나무 우거졌는데
                 깨달음의 길은 아득히 멀어져
                 세인들은 혀를 차며 슬퍼하네
                 뜬 허깨비 같은 우리네 육신은
                 5온(五蘊)사이를 헤매는데
                 굳고 단단한 법신은
                 해와 달 사이에 빛나네
                 언덕과 골짜기는 멋대로 바뀌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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