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6 - 선림고경총서 - 20 - 현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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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현사록


                 부처님의 가르침은
                 서역의 몫이니
                 달통한 사람이 없다면
                 어찌 우리글로 밝혀낼 수 있었으랴
                 우리 스님 우뚝 솟아나
                 우리 불법 다른 법과 상대 안 되니
                 그 자취 깨끗한 국토까지 퍼지고
                 그 뜻은 푸른 구름에 멀다
                 마음의 칼을 담금질하지 않으면
                 망정의 마군을 용감히 무찌르지 못할 것이나
                 뭇 마군이 모조리 굴복하여
                 보고자 하고 듣고자 하네
                 도안은 밝고
                 가풍은 준엄하여
                 사해의 길 잃은 사람들이
                 만방에서 찾아와 법을 물었네

                 남다른 격조와 한가한 정신에
                 말씀은 쓰디쓰나 이치에 들어맞아
                 학처럼 고요하고 솔처럼 차가웠으며
                 금처럼 순수하고 구슬처럼 빛났다
                 덕은 훌륭한 왕을 움직여서
                 마음으로 달려와 공경을 베풀었고
                 내전에서는 밥 먹는 것도 잊고
                 푹신한 수레에서 명을 내렸다
                 서기 어린 모습을 엿보자마자
                 대신들의 가슴은 탁 트여 고요했고
                 보고 또 보니
                 사람 중의 용이요 거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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