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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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나옹록



               7.상국 목인길(相國 睦仁吉)에게 주는 글














               이 일은 재가․출가에도 있지 않고 또 초참(初參)․후학(後學)
            에도 있지 않으며,또 여러 생의 훈습이나 수행에도 있지 않습니

            다.갑자기 깨치는 것은 오직 당사자의 한 생각 분명한 믿음에 있
            는 것입니다.그러므로 부처님도,‘믿음은 도의 근원이자 공덕의
            어머니여서 일체의 선법(善法)을 자라게 한다.믿음은 지혜의 공덕

            을 자라게 하고,믿음은 반드시 여래의 자리에 이르게 한다’한
            것입니다.

               부디 상공도 집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지휘할 때나 관에서 공사
            를 처리할 때나,손님을 영접하여 담소를 나누거나,밥을 먹고 차
            를 마시거나,다니고 서고 앉고 눕거나 결국 ‘이것은 무엇인가’하

            십시오.다만 이렇게 끊이지 않고 참구하고 쉬지 않고 살피면 어
            느 새 크게 웃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그리하여 이 일이 본래부터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집을 떠나 고행하고 계율을 지니는,방

            석과 대의자[竹倚]에 있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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