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2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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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나옹록
1.완주가(翫珠歌)
신령한 이 구슬 지극히 영롱하여
그 자체는 항하사 세계를 둘러싸 안팎이 비었는데
사람들 푸대마다 당당히 들어 있어서
이리저리 가지고 놀아도 끝이 없구나.
마니구슬이라고도 하고 신령한 구슬이라고도 하니
이름과 모양은 아무리 많아도 자체는 다르지 않네
세계마다 티끌마다에 분명하여
밝은 달이 가을 강에 가득한 듯하여라.
배고픔도 그것이요 목마름도 그것이니
목마름 알고 배고픔 아는 것 대단한 것 아니라
아침에는 죽 먹고 재(齋)할 때는 밥 먹으며
피곤하여 잠자도 어긋남이 없어라.
어긋남도 그것이요 바름도 그것이라
수고로이 입을 열어 미타염불 할 것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