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선림고경총서 - 22 - 나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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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 나옹록
2.백납가(百衲歌)
백 번 기운 이 누더기 내게 가장 알맞으니
겨울이나 여름이나 만판 입어도 편안하구나
누덕누덕 꿰매어 천조각 만조각인데
겹겹이 기웠으매 앞도 뒤도 없어라.
때로는 자리로 쓰고 때로는 옷으로 입으니
철 따라 때 따라 어김없이 쓰이며
이로부터 고상한 행에 만족할 줄 아나니
음광(飮光)이 끼친 자취 지금에 있구나.
한 잔의 차 일곱 근 장삼이여
조주스님 재삼 들어 보여 헛수고했나니
비록 천만 가지 현묘한 말씀 있다 한들
우리 집의 백납장삼만이야 하겠는가.
이 누더기옷은 딱 좋아서
이리 걸치고 저리 걸치니 일마다 다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