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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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上 117
스님을 찾아뵙고 후일 늑담 응건(泐潭應乾:1034~1096)스님에게
공부하여 깨친 바 있었다.동절(東浙)지방으로 돌아가 설두산 중
봉암(中峰庵)에 주석하였는데 그의 자리 아래에는 항상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처음 천동 보교(天童普交:1048~1124)스님과 동행하면서 두
사람 다 결단코 세상에 나가지 않겠노라고 맹세하였는데 후일 보
교가 맹세를 어기고 세상에 나가 태백산(太白山)의 주지를 하자,
지화(知和:이령암주)스님은 마침내 그와 절교하고 중봉에서 여러
해를 살았다.그 산은 몹시 드세어서 얼마 살지 못하고 다른 곳으
로 옮겨가게 된다는 말이 있었다.이에 지화스님은 호미로 산맥을
잘라 버렸다.그러나 대제(待制)진공(陳空)이 시로 유인하여 이령
암의 주지로 있게 하자 1~2년이 못 되어 많은 납자들이 몰려 와
작은 절을 이루게 되었다.그의 명성이 궁중에까지 알려져 여러
차례 천자의 조칙이 내렸으나 응하지 않았다.
지금도 유적이 남아 있으며 많은 게송과 법문이 세상에 알려져
있다.이령암은 은강(鄞江)월파(月波)가운데에 있는데 순희(淳
熙:1174~1189)연간에 별봉 보인(別峰寶印)스님이 유두사(乳竇
寺)에서 경산사로 부임하는 도중에 그곳을 지나면서 게를 지었다.
만경창파 잔잔한 물결 위에
이령산의 산빛이 겹겹이 푸르러라
돛단배 너울너울 하늘가를 향하노니
머리 돌려 바라보나 지화스님 뵐 낯 없네.
萬頃湖光瀲灩中 二靈山色翠重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