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4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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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추밀원 정사 오거후(吳居厚)
추밀원(樞密院)정사(政事)오거후(吳居厚)는 왕명을 받들어 종
릉(鍾陵)으로 돌아가는 길에 도민(道旻)스님을 만나 말하였다.
“내 지난날 성시(省試)를 보러 원통사 조주관(趙州關)을 지나면
서 전임 주지 거눌(居訥)스님에게,‘관문을 꿰뚫고 나가는 일은 어
떻게 하면 되느냐’고 물었더니 거눌스님은 ‘벼슬이나 하러 가라’
고 하였는데,벌써 나도 모르는 사이에 50여 년이나 되었습니다.”
도민스님이 말하였다.
“관문을 꿰뚫고 나가는 일은 밝혔습니까?”
“ 여덟 차례나 그곳을 지나가면서 항상 마음에 두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시원스레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도민스님이 오공에게 부채를 주면서 “부채나 부치시오”라고 하
자,오공이 부채를 부치니 도민스님이 말하였다.
“시원하지 않은 곳이 어디에 있소?”
오공은 매우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말후구(末後句)를 가르쳐 주십시오.”
도민스님이 두 차례 부채를 부쳤다.
“절실합니다.”
“ 길료새[咭嘹:앵무새]는 혓바닥이 삼천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