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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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룡스님이 “이 늙은이가 이처럼 인정머리가 없을 수 있나!”라고
            하니,법창스님은 그만두었다.





               2.소동파의 옥대를 벗기다/불인 요원(佛印了元)선사


               불인(佛印了元:1032~1098)스님이 어느 날 방에 들어가려는데

            생각잖게 소동파(蘇東坡:1036~1101)가 오자,그에게 말하였다.
               “이곳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거사를 모실 수 없습니다.”
               “ 잠시 스님의 육신[四大]을 빌려 자리 삼아 앉아 봅시다.”

               “ 이 산승에게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거사께서 만일 대답을 하
            면 앉도록 하겠지만 대답을 못 하신다면 옥대(玉帶)를 풀어 주시
            오.”

               이 말에 소동파가 선뜻 말씀해 보라 하니 스님이 말하였다.
               “거사는 조금 전에 이 산승의 육신을 빌려 앉겠다고 하셨는데,

            이 산승의 육신은 본디 빈[空]것이며 오음(五陰:五蘊)도 있는 것
            이 아닙니다.거사는 어디에 앉겠소?”
               이 말에 소동파는 생각해 보았지만 대답하지 못하고,마침내

            옥대를 풀어놓고 껄껄대며 밖으로 나가자 불인스님은 행각할 때
            입던 누더기를 그에게 선물하였다.이에 소동파는 세 수의 게를

            읊었다.


                 백천 개의 등불을 하나의 등불로 하여라
                 항하의 모래알이 모두가 묘한 법왕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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