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선림고경총서 - 26 - 총림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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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림성사 上 23
나,소동파는 감히 이를 아끼지 않고
그대 육신을 빌려서 자리 삼으려 하였다오.
百千燈作一燈光 盡是恒沙妙法王
是故東坡不敢惜 借君四大作禪牀
병든 몸에 옥대를 두르기란 벅찬 일이라
노둔한 근기가 그대의 활촉 같은 기봉에 떨어졌노라
기생집 앞에서 걸식할 뻔하였는데
행각선승 옛 누더기와 바꾸었다네.
病骨難堪玉帶圍 鈍根仍落箭鋒機
會當乞食歌姬院 換得雲山舊衲衣
이 옥대 숱한 사람 여관[旅閣]처럼 거쳐 오다가
이 내 몸에 전해온 지도 아득하여라
비단 도포 위에 서로 어울리더니
빈들거리는 미치광이 노인에게 돌려 달라 애걸해 볼까나.
此帶閱人如傳舍 流傳到此亦悠哉
錦袍錯落渾相稱 乞與徉狂老萬回
이에 대하여 불인스님은 게송 두 수를 지어 화답하였다.
석상(石霜:807~888)스님,배휴(裴休:796~870)의 홀(笏)을 빼
앗아
3백 년 간 많은 입에 그 소문 자자했지만
밝은 달과 같이 오래도록 티가 없는 것은
소동파가 옥대 끌러 놓은 일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