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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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제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기뻐하였다”고 들었다.후촌(後村)도 “어느

            때나 차 한 잔을 마시면서 그와 다시 이야기를 해볼까”하였으며,죽계
            (竹谿)는 “뒷날 승보전(僧寶傳)에 넣어야 할 책”이라고 극찬하였다고 한
            다.
               고애스님이 남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책을 가지고 나를 찾아왔으나
            때마침 나는 광효사(光孝寺)로 떠나야 했으므로 대강 훑어보고는 다시
            헤어지고 말았다.오늘날 고애스님은 천남(泉南)흥복사(興福寺)의 주지
            가 되었는데,기장주(起藏主)가 이것을 간행하고자 하면서 나에게 서문을
            청하였다.스님은 정안종사를 참례하였고 날카로운 기연으로 학인을 지
            도하였으며 고매한 인품과 기상은 탐욕에 찌든 중생을 일깨우고 나약한
            이를 일으켜 세웠는데 이러한 내용을 이 책 속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이 일을 계기로 돌이켜보니,석계스님이 태백산(太白山)에 한가히 머

            무를 당시,중선 부(仲宣孚),비암 광(非庵光),간암 기(艮嵓沂),승수 정
            (勝叟定)스님 등의 옛 저술을 간행하려 했으나 주지를 맡게 되어 온갖
            일에 시달리느라 한가한 겨를이 없었으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그리하
            여 고애스님은 당연히 그의 뜻을 받들어 끊임없이 사적을 찾아 모아 오
            등(五燈)*의 뒤에 또 하나의 등불을 밝혀 찬란히 천하를 비췄으니 이를
                    1)
            어찌  만록(漫錄)」*이라 하겠는가?
                            2)

            * 경덕전등록」, 천성광등록」, 연등회요」, 속등록」, 가태보등록」,이 다섯 가지
              전등서의 총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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