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9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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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애만록 下 229


            있는데 글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인장로(諲長老)가 호국사에 주지로 있을 당시 유대경(劉大卿)

            은 온릉 군수였다.나는 회계관으로서 그와 함께 지냈으며 머지않
            아 과거를 보러 가려던 참이었다.개당소(開堂疏)는 부사의 준엄한
            명으로써 피할 길이 없었으며 그 예물은 승려들이 갖추어 온 물

            건이었다.예전엔 가난했기 때문에 받았으나 이제는 그 액수대로
            갚는 바이다.23년 동안 항상 마음에 부끄러움을 안고 지내던 사
            람이었는데 75세가 된 오늘에사 뜻을 이룬 늙은이가 되었도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가 탄복하였다.




               49.별옹 견(別翁甄)선사의 세존 정각송(正覺頌)에 대한
                   염(拈)을 평하다



               평강부(平江府)개원사(開元寺)의 별옹 견(別翁甄)선사는 서촉

            (西蜀)사람이다.처음 민현에 들어가 고선(枯禪)스님을 뵙고 그의
            기용(機用)을 깨달았으며 그 후 치절(癡絶)스님을 만나 그의 요법
            (要法)을 얻었다.순우(淳祐:1241)연간에 구주(衢州)의 남선사(南

            禪寺)에서 개당하였고,납월 8일에 상당하여,세존께서 정각산(正
            覺山)에서 샛별을 보고 도를 깨치시고는 ‘이상하구나!일체중생이
            모두 여래의 지혜와 덕상을 지니고 있지만 망상과 집착 때문에

            깨닫지 못하는구나’하셨다는 화두를 거론하면서 염송을 하였다.
               “석가모니불이 샛별을 보기 전엔 사람들이 의심해도 괜찮다 하
            지만 샛별을 본 후에도 변변찮은 말을 많이도 늘어놓아 사람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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