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6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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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원(遠)상좌 다비식에서/월산사(越山寺)법심(法深)선사



               복주 월산사(越山寺)의 법심(法深)선사는 복주 사람으로 삭발하
            기 전에 이미 터득한 경지가 있었다.매암사(梅巖寺)의 월굴(月窟)
            스님에게 귀의하여 도첩을 얻고 절강 유역을 돌아다니던 중 쌍경

            사에 이르니 무준(無準)스님은 한번에 큰그릇임을 알아보고 사중
            에서 문서를 담당하는 소임을 맡겼으나 의논하던 스님들이 그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소임을 주지 않았다.그는 원(遠)상좌의
            기골(起骨:화장할 때 불을 붙이는 식)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맨 마지막에 비로소 지옥문에 당도하니

                 산은 아득하고 강줄기 끝없는데
                 불씨는 차고 구름마저 쓸쓸하다
                 아!해골에 살아 있는 눈이 아니라면
                 한 발짝 내딛거나 그만두는 것이

                 몹시 어렵고 어렵구나.
                 末後一着 始到牢關
                 山遙水遠 火冷雲寒
                 啞 不是髑髏眼活
                 進遮一步也 大難大難



               대중스님은 비로소 그의 말에 감복되었다.고향으로 돌아와 매
            암사(梅嵓寺)에 10여 년을 살았는데 스스로를 ‘운산경수(雲山耕叟)’

            라 하고 승상 정성지(鄭性之),상서 진화(陳韡)등과 한가한 날이면
            서로 도를 논하였다.그들이 그곳 군수에게 말하여 조대사(釣臺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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