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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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서암 요혜(西巖了惠)선사의 대중법문



               서암 혜(西巖了惠)선사가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미륵(彌勒)은 참 미륵이요 수은은 가짜가 없어서 천백억 가지
            로 몸을 나누지만,아위(阿魏:약초 이름.아위로 지은 약재)는 진짜

            가 없다.장정자(長汀子)가 찾아오니 눈은 세모꼴로 생겼고 머리는
            오악처럼 뾰족하구나.좋은 일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고 나쁜

            것이 반드시 나쁜 일은 아니다.푸대 자루를 벌리니 구석구석에
            흩어진 쓸모 없는 골동품이로다.가볍기는 터럭 같고 무겁기는 태
            산 같은데 들어올렸다가는 팽개치고 붙잡아서는 곧 사용하는구

            나.”
               이어서 불자를 세우고 설법을 계속하였다.
               “이는 도솔천의 밑바닥처럼 깊으니 미륵이 태어나기 전 소식을

            어떻게 들춰낼 수 있을까?”
               이어 법상을 치면서 말하였다.



                 들리는 빗소리 옛 나무에 떨어져
                 오동잎에 가을빛 서리게 하는구나.
                 收拾雨聲歸舊樹 放敎秋色到梧桐



               오조스님과 육조스님의 영정에 글을 썼다.


                 한스럽다 두타여!
                 산을 갈아도 갈리지 않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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