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5 - 선림고경총서 - 28 - 고애만록
P. 225
고애만록 下 225
내 지금 처마 끝이 무거운데도
너를 위하여 많은 소나무를 심노라.
恨殺此頭陀 山磨恨不磨
吾今檐頭重 爲汝種松多
서암스님은 불감(無準師範)스님 문하에서 들은 법문을 30여 년
동안 물 샐 틈 없이 사람들에게 설법하였으니 이는 30년 동안 안
목을 밝혀 주는 묘약이었다.
45.승상 정청지(鄭淸之)와 묘봉 지선(妙峰之善)선사의 만남
승상 정청지(鄭淸之)가 지난날 묘봉 선(妙峰之善)선사를 찾아뵈
었을 때였다.자리하고 앉자 스님이 물었다.
“승상은 불도에 마음을 둔 후 환희를 느낀 적이 있습니까?”
“ 우선 앉아서 차나 한 잔 합시다.”
“ 마음도 부처도 물건도 아닌 그 경지를 승상은 어떻게 보십니
까?”
“ 조용히 말하시오.조용히!”
“ 조금 자세히 말해 주시오.”
“ 묘사하려 해도 묘사할 수 없고 그리려 해도 그릴 수 없습니
다.”
이에 스님은 아무 말 않고 묵묵히 있었다.노스님(聞遠溪)은 항
상 이 일로 그를 알게 되었다고 말씀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