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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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21
제 1칙
세존이 법좌에 오르심[世尊陞座]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문을 걸어 닫고 잠만 자는 것은 상상기(上上機)를 제접(提
接:인도)하는 길이요,이리저리 둘러보거나 하품이나 할을 하
는 것은 중하(中下)근기를 제접하는 길이다.그 어찌 구부렁 나
무토막[曲彔見木:법상]에 올라가서 도깨비 눈망울을 번뜩거리
랴?누군가 내 말을 긍정치 못하겠거든 나오라.그렇다고 내
그를 나무라지는 않으리라.
본칙 드노라.
세존께서 어느 날 법좌에 오르시니
-오늘은 내 편치가 못하구나.
문수가 백추(白槌)*하고서 말하되 “법왕의 법을 자세히 관찰하
1)
니 법왕의 법이 이와 같으시옵니다[如是]”하니
-그의 속셈을 나는 알겠다.
세존께서 얼른 법좌에서 내려오셨다.
*종을 치고서 대중에게 의견을 발표하는 의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