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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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 다시 따지시려는가?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10호(號)를 두루 갖추사 세상 밖에 홀로 존귀하시고 눈썹은
다 닳아졌으나 코끝[鼻孔]은 당당[昻藏]하시다.
교가[講肆]에서는 법좌에 오른다[陞座]하고,선가[禪林]에서
는 법당에 오른다[上堂]라 하지만 여러분이 아직 법당에 이르
기 전에,만송(萬松)이 방장(方丈)에서 아직 나오기 전에 이미
알아 버렸다[薦得]하여도 벌써 셋째,넷째 또래에 떨어진다.
보지 못했는가?설두(雪竇)가 이르기를 “대중 가운데 만일 선타
객(仙陀客)*이 있었더라면 문수가 백추 한 방망이를 칠 필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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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있었으리오?”하였으니 점검해 보건대,설두가 소금을 찾
을 리 없는데 만송인들 어찌 말[馬]을 대령할 수 있겠는가?설
사 칠불(七佛)의 조사(문수)가 이르기를 “법왕의 법을 자세히
관찰하니 법왕의 법이 이와 같으십니다”하였더라도 역시 눈에
서 못[釘]을 뽑고,뒤통수[腦後]에서 말뚝을 뽑아내야 하리라.
방금 개당했는데 그 끝에 백추하고 이르기를 “법왕의 법을
자세히 관찰하니 법왕의 법이 이와 같으십니다”하였으니 이것
을 예로 들어 말하자면 세존이 얼른 자리에서 내려옴으로써 일
단 반쯤은 구제되었거니와 나머지 반 몫은 천동(天童)에게 맡
겨야 하겠다.
송고
*어떤 왕이 “선타바”하고 신하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그는 왕이 무엇을 원하는
지 당장 알아차리고 말 등을 대령했다.이 고사로부터 선타객은 마음을 알아주는
이라는 뜻으로 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