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216

216


                았는데 어느 날 야참(夜參)이 끝나자 범승(梵僧)이 구름을 타고
                와서 전하되 “때를 놓치지 마소서.이 대중이 비록 많지는 않
                으나 여섯 사람이 큰 법기(法器)여서 도덕이 인간과 하늘을 덮
                을 것입니다”하였다.
                  이튿날 분양이 상당하여 이르되 “호승(胡僧)의 금빛 석장빛
                이/법을 위해 분양에 이르렀네/여섯 사람이 법기를 이룬다며/

                나에게 설법하기를 청하네”하였다.이때 대우 지(大愚芝),자
                명 원(慈明圓),낭야 각(瑯琊覺),법화 거(法華擧),천승 태(天勝
                泰),석상 영(石霜永)등이 모두 이 회상에 있었다.이 중 저주
                (滁州)낭야산 개화(開化)광조(廣照:瑯琊覺의 諡]선사의 휘는
                혜각(慧覺)이니,서락(西洛)사람이었다.
                  아버지가 형양(衡陽)의 태수였는데 관직을 버리고 포대기[襯]
                를 안고 서락으로 돌아오다가 풍주(灃州)를 지날 때 약산(藥山)
                의 옛 절에 올라 참배하였다.도량을 구경하노라니 완연히 옛

                집과 같이 느껴지매 이로 인해 출가하여 분양에게 법을 얻고
                저수(滁水)지방에서 교화에 힘썼다.설두 명각(雪竇明覺)과 동
                시에 도를 폈으므로 천하 사람들은 두 감로문(甘露門)이라 불
                렀으니 지금도 회남(淮南)지방에 남은 유적이 옛날과 같다.
                  호남(湖南)의 기림(祇林)화상은 매양 납승이 오는 것을 보면
                문득 이르되 “마가 온다,마가 온다”하고는 목검(木劍)으로 휘
                두르고는 방장으로 숨어 들어갔다.이렇게 하기를 12년 동안

                하고는 목검을 놓아두고 다시는 말이 없으니,어떤 승이 묻되
                “12년 전에는 어찌하여 마를 항복시키셨습니까?”하니,기림이
                이르되 “도적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느니라”하였다.승이 다
                시 묻되 “12년 뒤에는 어찌하여 마를 항복시키지 않으십니까?”
                하니,기림이 이르되 “도적은 가난한 집을 털지 않느니라”하
   211   212   213   214   215   216   217   218   219   220   221